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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의 도자)2.크메르의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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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크메르의 도자

크메르는 6세기경에 일어났고, 9세기에 호반(湖畔)의 앙코르에 도성(都城)을 지은 후 13세기경까지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최강의 나라를 유지하였다. 현재의 타이와 라오스는 한 때 그 세력 아래 있었다. 크메르왕국의 사회제도와 문화는 타이 등 주변지역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1~12세기가 가장 번영을 자랑한 시대로서 유명한 앙코르와트의 대사원(大寺院)과 앙코르돔의 장려한 도성을 건립하였다.

크메르의 도기는 앙코르시대(9~13세기)를 중심으로 하여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황색을 띤 회유와 흑유, 그리고 이 두 종류의 유약을 씌운 두가지 색의 도기(二色釉陶)를 만들었다.  독특한 조형을 보이는 항아리와 병?향로?합?그리고 기와 등의 건축장식품은 많은데,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음식기가 없다는 점이 특색이다.

회유도(灰釉陶)는 9세기 후반의 로류오스 유적에서 기와?병?항아리?합(盒) 등의 출토 예가 있으며 흑유보다 먼저 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앙코르의 북동쪽에 있는 靈山 프놈?크렌 요지군(窯址群)은 19세기말에 조사되어 회유도의 산지로 알려져 있다. 이 곳에서 발견되는 회유도에는 탑(塔)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대형 합(盒) 등 형태가 아름다운 작품이 많으며 유약은 아주 얇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앙코르의 근교에도 회유를 씌운 합과 기와를 만든 가마가 조사되었다. 회유도의 전성기는 11세기이며 두가지 색의 도기도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흑유도는 회유도보다 조금 늦게 출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롤리에(B.P.Groslier는 전문적인 유적연구를 하는 한편으로 유적 출토 예에 의해 크메르 도기의 변천을 조사했으며 캄보디아 영지의 크메르 도기를 체계적으로 파악한 유일한 연구자)에 의하면, 10세기 말 이후의 유적으로부터의 출토 예가 있으며 그 전성기는 11~12세기라고 한다.  그 후 12~13세기에 걸쳐 기종과 생산량이 증가하는 한편 전체 제작 경향이 거칠어지며 질이 낮아지고, 13세기 이후 앙코르왕조의 쇠퇴와 함께 크메르 도기의 생산은 퇴조하면서 소멸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롤리에는 흑유도의 융성과 함께 회유도는 소멸한 것으로 보았으나 근년에는 같은 기형의 회유도와 흑유도가 많이 알려져 어떤 시기에는 이 두가지가 병행하여 만들어졌던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크메르 도기의 최대 매력은 특이한 형식을 갖는 독특한 조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접시와 같이 넓은 입[盤口]과 가는 목[頸部], 둥근 몸통, 목과 같이 가늘고 야무진 저부를 하는 이른바 바루스터(Baluster)병이다. 또 둥글고 크게 팽팽한 몸통에 아주 작은 입이 달린 항아리, 미륵산(須彌山) 형태의 향로, 깔대기[漏斗] 형태의 완 등이 있는데 이들 모두는 긴장감이 강조되고 약동감이 넘치는 형태를 하고 있다.

장식은 입부분?어깨?몸통에 여러 줄의 융기문을 둘러서 기형을 강조하는 기법을 쓰거나 파도와 격자 모양의 빗살문을 어깨와 몸통에 넣는 기법이 주류이다. 그리고 동물이나 사람 모양을 넣은 그릇 등에는 첩화(貼花)기법도 사용하였다. 이러한 항아리나 병은 크메르 도기의 특색이 가장 짙게 표현된 것들이다. 크고 동그란 눈의 부엉이 같은 새 모습을 묘사한 항아리, 기도드리는 사람의 모습을 묘사한 병, 토끼나 코끼리를 묘사한 항아리 등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 거북이?고양이?소라형 도구[法螺貝] 등 다양한 동물의 형태를 응용하여 그릇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생명체인 동물들의 모습을 특별한 방법으로 강조하면서 인식하고 있는데, 추상적 표현의 조형이면서도 생명체의 정기(精氣)를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크메르 도기에는 특수한 조형을 보이는 것이 많으며 종교적인 장면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측된다. 아마 수입되고 있던 중국도자로 충족시킬 수 없는 특수한 부분을 자신들이 직접 만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크메르 도기의 산지로는 앙코르에 가까운 프놈?크렌 유적과 타니촌 외에 현재의 타이 동북부 브리람현(縣)의 방?쿠르와트 요(窯)를 비롯해 많은 가마터가 발견되고 있다.  동물과 사람의 형상을 본뜬 것 등 현재 알려져 있는 크메르 도기의 대부분이 브리람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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