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놋킨(Richard T.Notki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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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과 개념의 중재-리차드 놋킨(Richard T.Notkin) 『실용과 개념의 중재』 리차드 놋킨(Richard T.Notkin) 펑크 아트(Funk Art)의 영향 리차드 놋킨의 초기작업에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펑크 아트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그 영향력의 정도에 관한 질문은 그의 약력에서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1948년 시카고(Chicago)에서 태어난 놋킨은 1970년 캔사스 시티 예술학교(Kansas City Art Institute)를 졸업했다. 대학시절에는 켄 퍼거슨(Ken Ferguson)의 제자로 작은 크기의 작품들을 주로 만들었다,이때부터 작품에 사회적, 정치적 이수들을 도자기의 형식을 통해 정교하게 표현하였고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이후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에서 1973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데이비스에서는 펑크도예의 선구자, 로버트 아네슨(Robert Arneson)을 중심으로 격렬한 펑크미술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일명 라는 전위적인 펑크 도예가들의 그룹에 합류하면서 더욱 그의 작업에 펑크도예의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는 펑크예술이 진행되는 가운데, 평번한 물건들을 예술의 영역으로 유입시키는 다다(Dada)와 초현실주의 영향이 압도적이었고 실물처럼 복제하는 극사실주의(Hyper Realism)기법의 유행, 의식주의 예술(Ritualistic Art)이 공존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시기를 놋킨이 펑크예술의 진두 기지라고 할 수 있는 에서 보냈다는 사실은 그의 작품성향을 이해하는 데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물과 혼동할 정도로 정밀하게 묘사하는 기법(Trompe L`oeil)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그 안에 사회적 이슈를 녹여온 그의 작업 성향은 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다소 파괴적이고 다소 희화적인 펑크 경향과는 달리 그는 도예의 오래된 화두-실용이라는 관점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러한 이유로 일반적인 펑크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그만의 성향을 새로이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리차드 놋킨의 작품세계 탐 리폰(Tom Rippon), 데이비드 길훌리(David Gilhooley), 마를린 레빈(Mariln Levin)등과 함께 작업한 그는 특히 마를린 레빈(Mariln Levin)의 정교한 묘사력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마치 실물처럼 보이는 그녀의 작업은 그의 현재 작업의 정교함과 많이 닮아있다. 놋킨의 대표적인 작업주제는 찻주전자이다. 그는 주전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비례감, 뚜껑과 손잡이, 주대와 몸체의 각도 등 흥미로운 조형요소들이 그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표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작은 주전자가 가지는 표면은 명료한 해답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리차드 놋킨의 주전자는 아래가 안정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형태감은 그가 가지고 있는 형태감이 안정성에 기인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그의 주전자가 중국 이싱(宣興, Yixing)주전자를 차용하기 때문이다. 의미적으로 그의 주전자들은 다른 물건들이 작게 재현되며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관한 관심과 문제제기를 삶과 죽음의 내적심상을 빌어 상징성 있게 표현된다. 놋킨의 주전자들을 삶과 죽음이라는 양면적 주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1970년대는 기존의 가치와 생활양식을 거부하던 히피문화(Hippie Culture)와 극렬한 반전데모,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는 신랄한 사회, 정치적 풍자가 만연한 시대였다. 놋킨 또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사회적 문제를 자신의 작품을 통해 제기함으로써 분명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의 주전자 시리즈들 중 그를 가장 유명하게 해 준 시리는 <핵 냉각탑 주전자 시리즈 Cooling Towers Teapot Series>이다. 찻주전자의 몸통부분은 냉각탑의 모습이며, 뚜껑은 버섯구름을 닮은 모습으로 마무리 되었다. 즉, 에너지와 죽음의 근원으로 핵의 양립적 의미가 전통 중국 주전자의 형식을 빌려 표현된 것이다. 1980년대 제작된 <해골 주전자 시리즈 Skull Teapot Series>는 이러한 죽음의 이미지가 극명하게 드러나 있다. 물소 등 동물의 머리뼈를 조각하던 것에서 시작한 이 시리즈는 인간의 해골을 피라미드 형태로 만들어서 꼭대기를 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어느 순간에는 그 뇌에서 선인장이 자라기도 하는데, 또 다른 시리즈에서는 피라미드 해골은 주전자로 변하거나 쓰레기통이 컵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의 작업 가운데 석고 틀로 압축 성형하여 작업한 두개골 차주전사와 4개의 컵등은 아주 정교하게 처리되어있다. 그는 인간의 해골이 죽음으 상징과 분리하기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그들을 육체적인 죽음에서처럼 정신적인 그리고 도적적인 죽음의 상징으로 해석하였다. 놋킨의 <심장 주전자 시리즈 Heart Teapot Series>는 죽음과 연관된 아주 구체적인 제목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엘살바도르 Elsalvador》, 《히로시마 Hiroshima》, 《바이루트 Bayroute》등이 그 예이다. 앞에서 열거한 제목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내전이나 전쟁의 상처를 안고 있는 혹은 지금도 겪고 있는 국가들의 이름이다. 이 작품들은 모두 같은 형태의 주전자에 표면처리를 달리하여 제작하였다. 전쟁에 관한 특별한 경험이나 참전경험이 없는 놋킨의 이같은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는 것은 동시대에 겪었던 학생들의 반전데모나 뉴스의 이미지를 통해 간점경험을 통해서만 이러한 강렬한 작품을 제작했다는 점은 매우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그가 생각하는 전쟁의 개념은 반드시 나라와 나라간의 것만은 아니다. 자신 내면과의 전쟁일수도 있으며 인간이 생존하면서 겪는 모든 갈등 모두가 작은 전쟁이라고 믿는 것이다. 결론 놋킨의 작품이 인정 받는 이유는 작품의 내용을 떠나 세밀한 형태의 제작과정에 있다. 그의 마무리는 거의 완벽하다. 작품을 관찰하는 이가 처음 그의 작품을 접하고 느끼는 일종의 유치함이 경이로움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놋킨의 작업이 비록 중국의 이싱 주전자를 재현하는 형식을 띄며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흙 고유의 질감을 찾아내고 흙의 모든 본성을 탐구하는 현대적 의미의 작가임에 틀림없다. 가장 적은 양의 흙으로 가장 오랫동안 작업하는 작가라고 스스로 인정할 만큼 그의 작업은 견고하기 그지없다. 우리는 강렬한 형태와 정교한 묘사력으로 자신의 관념을 또 다른 상징으로 표현해내는 리차드 놋킨의 다음 행보를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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